밥  한 끼의 따뜻함, 가슴 뭉클한 힐링 뮤지컬 ‘심야식당’

 


사회와 문화 전반에서 우리는 ‘힐링’이란 키워드를 꽤 자주 마주칩니다. 그만큼 우리 모두 무척이나 살기 팍팍한 시절을 살아내고 있다는 방증이겠지요. 뼛속까지 아릴만큼의 혹한에 누구나 쉬이 가슴 깊숙이 숨겨놓은 온기마저 빼앗기곤 하는 계절입니다. 이런 때 밥 한 끼의 따뜻함을 노래하는 가슴 뭉클한 힐링 뮤지컬 한 편, 어떠세요? ‘지친 당신, 영혼도 쉬어가는 곳’ 이란 카피 한 구절만으로도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의 마음 한 자락 포옥 감아 내리는 뮤지컬 ‘심야식당’입니다.

‘심야식당’은 말 그대로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심야에만 문을 여는 식당과 그곳을 찾는 손님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메뉴 또한 소박하기 이를 데 없는데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과 맥주, 소주가 전부. 그러나 말수 적고 무뚝뚝하나 실은 꽤 다정한 우리의 마스터는 손님이 원하는 음식이라면 가능한 한 만들어줍니다. 이러한 특별함에 심야식당은 저마다의 사연이 담긴 음식을 맛보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오죠. 야쿠자, 게이바 마담, 스트리퍼, 노처녀 삼인방, 잘 안팔리는 엔카 가수 등...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음식을 통해 서로의 사연을 나누고 따뜻하게 위로받는 곳, 바로 심야식당입니다.

이 작품은 사실 원작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까지 제작된 화제작입니다. 지난 2006년 10월, 일본에서 단편만화로 첫 선을 보인 이래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하며 한국에서도 단행본 판매량 30만부를 돌파했죠. 수많은 마니아들의 두터운 지지를 얻고 있는 작품인 만큼 공연 제작 소식에 많은 기대를 받기도 했는데요.

뮤지컬 ‘심야식당’은 뮤지컬만이 표현해 낼 수 있는 여러 미덕이 잘 녹아있는 작품입니다. 무뎌진 가슴에 대고 톡톡 다정히 노크하는 듯 아름다운 노래는 소소한 사연들과 그 안에서 나누는 따뜻한 위로와 맞물려 잔잔한 파동처럼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무엇보다 과욕을 부리지 않고 여러 인물들의 모든 에피소드를 아우르려고 하기보다 주요 캐릭터를 선별하고 이야기를 정갈하게 다듬어 깔끔한 모양새를 갖췄습니다.

다양한 인물들을 노래하고 연기한 배우들의 힘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들만의 무대를 휘어잡는 레시피는 때로 맛깔스럽고 때로 담백하고 고소하게 각각의 인물들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남한산성'의 작가·작사가 정영(38), '김종욱 찾기'의 작곡가 김혜성(32),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연출가 김동연(38)씨 등 젊은 스태프들이 의기투합해 개발한 작품답게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으면서도 원작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일본의 무대디자니어 이토 마사코가 꾸민 무대는 마치 실제로 어딘가의 심야식당에 찾아온 듯 정겨운 정취로 관객을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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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울컬처노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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